④광화문광장 지하도로 [탈시설장애인이 당當한 조상지][서울시의원예비후보] [종로는 왜 정치1번지인가: 장애인이 몸으로 쓴 투쟁지도]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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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장애인이 당當한 조상지][서울시의원예비후보]

④광화문광장 지하도로 [종로는 왜 정치1번지인가: 장애인이 몸으로 쓴 투쟁지도]


오늘 찾아가는 곳은 광화문 지하도로 동판입니다.

광화문역 지하도 한켠,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길목에 한 동판이 놓여 있습니다.


이 곳에는 농성장이 있었고

광화문역 농성장에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살았습니다.

정확히는, 죽지 않기 위해 버텼습니다.


장애등급제 때문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

부양의무제 때문에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난을 증명해야 했던 사람들,

시설과 빈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삶을 잃어간 사람들.


광화문역 농성장은 그 죽음을 사회 한복판에 드러내며,

이것이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가 만든 죽음이라고 외친 자리였습니다.


2012년 8월 21일 시작된 광화문 농성은

2017년 9월 5일까지

1842일, 꼬박 5년 이어졌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은

장애인이 더는 제도 때문에 죽지 않기를,

가난한 사람이

가족의 책임으로 밀려나지 않기를,

장애인이 부담이나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한 개인으로 살아가기를

절박하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버티는 동안에도

너무 많은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농성장에 놓인 영정들은, 잘못된 제도가 사람을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넣는지

매일같이 증언했습니다.


그래서 광화문 농성장은,

국가에 빼앗긴 삶들을 애도하며,

더는 누구도 같은 이유로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끝끝내 버틴 자리였습니다.


상지도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상지는 시설에서 15년을 살았습니다.

죽지 않고 버텨서 결국 탈시설했습니다.

그러나 시설 밖으로 나왔다고 해서

바로 삶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죽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버티는 일 역시 또 다른 투쟁이었습니다.


그래서 상지는 광화문역 농성장에서 다시 버텼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장애인이 누군가의 부담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버텼습니다.


상지는 2021년 탈시설장애인당當 창당대회에서

이 동판 앞에 서서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광화문 농성장이 1842일 동안 던져온 질문,

장애인은 점수표와 숫자로 관리되는 존재가 아니라

존엄한 개인으로 살아갈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는 그 질문을

당사자 정치의 출발점으로 다시 붙드는 선언이었습니다.


2021년 선거가 끝난뒤에도

상지는 부양의무제 폐지 투쟁과

장애등급제 가짜폐지에 맞선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시설에서 15년을 버티고,

광화문 농성장에서 또 버티고,

이제는 10년이 넘도록

투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에는 여전히 숫자와 점수가 따라붙습니다.

누군가는 몇 점 몇 구간으로 평가되고,

누군가는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밀려나고,

누군가는 여전히 시설과 빈곤의 문턱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상지는 광화문역 농성장 동판 앞에서

떠나보낸 동지들에게,

동지들을 떠나보낼 때조차 우리를 외면했던 국가에 질문을 던집니다.

언제까지 장애인은 그저 죽지 않기 위해

서로를 붙들고 버텨야하는지,

장애와 가난으로 사람이 죽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더 오래, 얼마나 더 질기게 버텨야 하는지,

왜 투쟁없는 삶은 허락되지 않는지,

왜 투쟁을 해도 동료들을 떠나보내야하는지.

상지의 질문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광화문역 농성장 동판은 오래 버틴 싸움의 흔적일 뿐만 아니라,

국가가 끝내 책임지지 않은 삶들의 증언입니다.


그래서 상지는 이 자리 앞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장애와 가난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는 세상,

투쟁하지 않아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때까지, 이 질문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지는 그 질문을 안고, 오늘도

살아남은 사람의 몫으로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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