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탈시설장애인당當 서울시의원(종로구제2선거구) 예비후보 조상지입니다.
저는 시설에서 15년을 살았습니다. 언어장애로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목이 마를 때마다, 욕실 바닥에 있는 물을 핥아먹기 위해 기어야 했고, 매끼니마다 국물에 밥과 반찬을 말아서 입에 우겨넣어야 했습니다. 짐승같은 삶을 끝내기 위해 떨어져 죽고 싶었지만, 창문으로 올라갈 방법이 없어서 시설 방안 천장만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여행도 갑니다. 글을 써서 신문사에 기고도 하고, 투쟁 현장에서 발언도 합니다. 제 이야기가 실려있는 북콘서트에도 참여했습니다. 국회 소통관에서 동지들과 함께 기자회견도 합니다. 중증장애인공공일자리에 근무하며, 동료들과 회식도 하고, 휴가에 대한 계획도 세우며, 일하는 노동자의 삶도 살았습니다. 인권강의 짝꿍이였던 서한영교 쌤에게 술먹다가 낚여서, AAC밴드 불구덩이의 멤버도 됐습니다. 노들야학 무상급식에 대한 다큐를 준비하면서,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게 힘을과, DMZ 다큐영화제 현장의 피오브이. 두곳에서 제작지원을 받았다는 깨알같은 자랑도 해 봅니다. 쓸모없다라는 말의 대명사였던 중증장애인 조상지가, 이렇게 능력 있는 장애인인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10년전 노들야학을 통해 저를 장애인이 아닌 사람으로 대해주는 활동가들과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장애당사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과의 휘몰아치는 만남들이 나에게 곧 혁명이 되었고, 변화의 시작이 됐습니다.
저는 곧바로 독립했습니다. 독립이라고 하면 혼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중증장애인이 어떻게 혼자 살 수 있냐며 자립을 반대합니다. 저는 타인의 생각과 지시만을 따르는 시설에서의 생활과는 완전히 다른, 나만의 세계를 완성시켜 가는 것을 독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어서 사회를 구성하고,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궁리해갑니다. 저 역시 사람이기에 주변의 조력자들과 협력의 방법들을 터득해가며 공통의 목표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앞에서 자랑질했던 저의 사회생활들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중증장애인의 능력의 판단 기준은 장애정도로 결정되어지는게 아니라 사회적 지원이 얼마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것입니다. 장애인이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에 따라 사람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 바로 제가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6년, 동지들은 대형 사회복지법인 성람재단의 비리와 인권침해 척결을 위해 투쟁을 했습니다. 저는 당시 성람재단산하 문혜요양원에 있었습니다. 시설안에서 저는 많은 동지들이 시설안에 갇혀있는 우리들을 위해, 더위와 추위를 견뎌가며, 밖에서 투쟁하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아버지도 버린 나를 구하러. 동지들이 애쓰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시간에도 동지은 나와 늘 함께 있었습니다. 저처럼 세상에서 버려져, 죽음을 맞이하는 시설장애인들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동지의 땀과 노력들이 담겨, 탈시설을 통한 지역사회로의 발자국들로, 공룡발자국 화석처럼 우리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장애인의 미래에 시설은 없습니다. 사람과 짐승 언저리에 있던 처참했던 과거를 무기로 삼아, 힘있는 사람들이 세운 시설을 박살내고, 시설에 갇힌 마지막 동료의 손을 잡고, 동지들이 남긴 발자국의 이정표를 따라, 안전하게 사회로 나올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더 열심히 투쟁해서 지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나처럼 학교를 못가고, 집과 시설에 갇혀 살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날까지 동지들의 투쟁의 힘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로의 힘으로, 그 날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장애인도 시민으로 탈시설해서 우리와 함께 지역에서 살아가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